RC 특강

2019-2학기 제2회 RC특강 <이수정 교수>
날짜: 2019-11-07  |  조회수: 5,184

 10월 10일 국제캠퍼스 종합관 301호 다목적실에서는 범죄심리학자이자 심리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경기대학교 이수정 교수의 “범죄, 왜 발생하지 않는가?”라는 제목의 강연이 열렸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범죄 심리학자의 강연을 듣기 위해 종합관을 찾아온 많은 학생들은, 범죄의 원인과 관련된 과학적 증거 및 역대 범죄 심리학자들의 이론들, 그리고 이에 대한 이수정 교수의 견해와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들에 대한 그녀의 고찰에 대해 알아보는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그림1] 연세대학교 학부생 시절의 경험담을 공유하는 이수정 교수

 강연은 이수정 교수의 학창시절 경험담으로 시작 되었다. 이수정 교수는 대학에 다니는 동안 학생들은 수업 외의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 질문하며 자신이 보육원에 봉사를 가서 생긴 일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보육원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이 가는 아이를 만나게 되어 보호자는 아니지만 아이의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이 아이에게 각별히 신경을 써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선생님에게 찾아가 아이에 대해 상담을 했다고 했다. 이는 선의로 한 행동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담임선생님은 아이가 보육원에서 크는 아이라는 인상을 깊게 심어주었고, 그 아이 또한 이수정 교수가 했던 행동에 대해 마음을 상해 했다고 이수정 교수는 말했다. 경험담을 마무리하며 이수정 교수는 자신이 이렇게 대학교 1학년, 2학년 때 했던 경험과 선택들이 얼마나 자신의 인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깨닫곤 한다며 학생들에게 교실 밖에서의 경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본격적으로 강연을 시작하며 이수정 교수는 자신이 강연의 제목을 “범죄, 왜 발생하지 않는가”로 설정한 이유를 언급하였다. 다양한 고전주의적 범죄 이론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범죄자가 일반 사람들이 저지르지 않는 행위를 저지른다는 통념을 갖게 되었고, 그래서 범죄가 발생하지 않는 이유보다는 범죄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더 궁금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정 교수는 1800년대에는 해괴한 범죄를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해석하기도 했으나, 현대에 이르러 사법 제도가 등장하게 되면서 인간은 합리적 사고를 하는 동물이라는 가정 하에 범죄의 원인을 밝히고 이에 걸맞는 형벌을 부여하게 되었음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수정 교수는 범죄자는 범죄를 저지를 때, 범죄를 저질러서 검거되었을 때 발생하는 손해와 범죄를 저지르며 얻는 감정적 보상을 합리적으로 저울질 하지는 않음을 이야기하며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고전주의적 범죄학에 의문을 갖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진2] 범죄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는 이수정 교수

 이수정 교수는 옛날 과학 기술이 충분하지 않은 시대에는 범죄자의 외모의 공통점을 찾으려 하거나 끊임없이 인터뷰를 해 그들의 사고를 파악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학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이춘재와 같은 범죄자들을 관찰하는 것 이외에도 뇌의 기능을 생물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활용한다고 설명하며 현재는 그들의 뇌파를 분석하고, 신경계를 가시화해서 그들의 정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공감 능력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라는 결론에까지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범죄자들의 뇌를 생물학적으로 분석함으로서 원인론자들은 더욱 견고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범죄의 원인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수정 교수는 범죄 심리학에는 원인론 이외에도 범죄를 사회적 현상으로 바라보는 관점 또한 존재함을 강조하며 대한민국의 범죄 실태를 예시로 들었다. 이수정 교수는 대한민국이 부모 자식 동반 살해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함을 언급하고, 여성 폭력 및 아동 학대가 굉장히 빈번함을 이야기 하며 이는 범죄자 개개인의 비정상적인 특징 또는 폭력성이라기보다 가부장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훨씬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수정 교수는 이러한 관점을 따르는 많은 사회학자 및 심리학자들은 범죄의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했는데, 그 중 이수정 교수가 가장 인상 깊게 연구한 주장은 허쉬라는 사회학자의 주장이며, 그는 인간은 누구나 개인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범죄를 왜 저지르는가 하는 질문은 무의미하며, 이에 인간은 왜 범죄를 왜 저지르지 않는가를 알리는 것이 범죄의 원인에 대한 진실파악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쉬의 주장을 인용하며 이수정 교수는 학생들에게 과연 범죄자와 우리가 그렇게 다른가라는 질문을 우리 스스로에게 던져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수정 교수는 인간은 모두 본능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고 사회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행위에 대한 충동을 느끼지만 일반 사람들은 욕망을 느끼고 범죄를 저지르려는 마지막 순간에 본능을 통제 함에 반해 범죄자들은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르고 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정 교수는 이러한 주장이 오늘 날에는 과학적인 증거로부터 입증이 된다고 덧붙였다. 과학적 근거에 따르면, 누구나 폭력성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범죄자가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두엽 전부 기능 (Prefrontal function)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범죄자들의 뉴런들에 영양 공급이 부족하거나, 어릴 때부터 타인과의 네트워킹의 빈도가 부족하여 뉴런들의 구조가 완전하게 발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억제 기능이 일반인들에 비해 부족한 것이며 이런 생물학적 특질이 그들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방식으로 해소하기보다 욕구를 해소하는 방식을 택하게 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사진3: 강연 단체사진]

 이수정 교수는 범죄자들은 우리 일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고 생물학적으로 욕구를 억제하는 기능이 부족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라 다시 한번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이론뿐 아니라 다양한 사례를 함께 다룬 이번 RC 특강에 학생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으며, 강연이 끝난 후에는 학생들의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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