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1일 국제캠퍼스 종합관 301호 다목적실에서는 특별한 강연이 준비되었다. 연세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원 명예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국제캠퍼스에 방문하여 학생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엔과 21세기 글로벌 리더십’을 주제로 RC 특강을 진행하였다.

 반기문 총장은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연세대학교와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로 특강을 시작하였다. 반 총장은 133년 전 연세대학교를 설립한 언더우드 선교사의 혜안에 감탄하며, 그의 기독교적 국제정신과 박애정신에서 비롯한 영적 동력이 오늘날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였다고 강조하였다.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반 총장은 학생들에게 훌륭한 리더십에 대한 교과서적인 해답은 없으며 개인이 가진 자질에 따라 리더십의 발현 양상도 다를 수 있음을 주지시켰다. 이어 반 총장은 특강 주제인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본인의 5가지 통찰을 UN 사무총장으로 역임했던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였다.

 첫째는 신뢰, 겸손, 솔선수범의 태도이다. 반 총장은 ‘말하는 것은 지식의 원천이요, 듣는 것은 지혜의 원천이다.’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리더십이란 리더 본인을 부각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 솔선수범의 태도와 신뢰와 겸손을 바탕으로 구성원들에게 다가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과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사례를 대비하는 한편, 상선약수의 정신으로 UN 사무총장까지 오른 본인의 소프트 카리스마를 빗대어 설명하여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둘째는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통찰력이다. 반 총장은 재임 시절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타결하는데 성공했던 경험과 17개의 지속가능개발목표를 수립하였던 경험을 예로 들어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하고 바라보는 안목을 길러야 함을 강조했다. 세 번째로는 소통과 갈등조정의 능력이다. 반 총장은 앞서 언급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의 경험을 통해 각국 국가정상들과의 많은 우여곡절과 중대한 실패 속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고 소통으로서 극복하였는지 상세히 설명하였다. 넷째는 통합적 접근 방식이다. 미래지향적인 아젠다 설정에 있어 하나의 접근을 취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효과를 꿰뚫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 총장은 이러한 미래지향적 아젠다에 대해 설명하며 현시대의 ‘시대정신’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반 총장은 근시안적인 아젠다의 세팅에 머물기보다는 4차 산업혁명에서 어떻게 풍요롭게 인류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를 통합적으로 멀리 보고 주목해야 할 것을 조언하였다.

 마지막으로는 열정과 온정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였다. 반 총장은 열정을 가지고 있으나 온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학생이 많다며 직접 몸으로 부딪혀보고 다양한 것을 경험하면서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국경의 의미가 무의미해지고 있는 지금, 어려운 상황에 놓인 다른 국가의 사람을 돕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열정과 온정이 글로벌 리더의 중요한 자질이라는 것이다.

 강연이 끝난 후 질의응답 순서에서 학생들은 ▲ 현재 국제사회 문제 중 우선시되는 문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 실업, 젠더갈등과 같이 사회적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요즘 사회에서 밝은 담론을 꿈꿀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등에 대해 당차게 질문을 하였다. 반 총장은 앞선 질문에서 여성 지위 향상에 대해 강조하는 한편, 다음 질문에서 두 발은 현실을 직시하고 이상은 크게 가지라는 중학생 시절 은사님의 말씀을 인용하여 성심성의껏 답하였다.

 반 총장은 ”20년 후, 당신이 실망을 한다면, 당신이 한 일에 실망하기보다 당신이 하지 않은 일에 더 실망할 것이다. 그러니 밧줄을 풀고 항구를 떠나서 돛을 올려라. 탐험하라. 꿈꾸어라. 발견하라.“ 라는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로 학생들에게 깊은 메시지를 던지며 특강을 마쳤다. 청운의 꿈을 안고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 입성한 학생들이 이번 특강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신을 반추해보는 한편, 미래를 향한 도전정신과 추진력을 얻을 수 있었길 바라본다.